매일 성경묵상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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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사도행전 20장 1 16절 말씀2024-06-13 07:51
작성자 Level 10

사도행전 20장 1 16절 말씀


  1. 하는 일이 없어 보입니다(1-6, 13-16). 

바울은 에베소에서 소요가 그친 후에 작별하고 마게도냐로 갔습니다. 그곳에서 말로 제자들을 권하고 헬라에 갑니다. 거기서 석달을 있다가 아무 일도 하지 않고 배타고 수리아로 가려고 했는데 해하려는 공모를 듣고 마게도냐를 거쳐 돌아가기로 작정합니다. 무교절 후에 빌립보에서 배로 떠나 닷새 만에 드로아에 있는 그들에게 가서 이레를 머뭅니다. 배타고 앗소에서 미둘레네로 가고, 기기 이틀을 있다가, 기오 앞에 오고, 이튿날 사모에 이르고, 다음 날 밀레도에 이르고, 예루살렘에 가려고 합니다. 

별로 하는 일이 없습니다. 전도를 한 것도 아니고, 이적과 치유가 나타난 것도 아닙니다. 기간도 짧지 않습니다. 일주일, 석달, 닷세, 이레.... 

우리는 늘 외적인 활동과 사역, 확장, 성장, 내놓을 만한 일들을 하면서 살아가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립니다. 그러나, 바울 사도도 석달 동안 있었던 곳에서 어떤 일을 했다는 기록이 전혀 없습니다. 정말 아무런 일이 없었을 것입니다. 그러니 기록하지 않았겠지요. 1-6절까지 기간을 합쳐 보면, 기록으로만 90+5+7+5=107일 정도입니다. 기다린 기간, 도보로 간 기간들을 빠져 있습니다. 공백의 시간까지 합치면 130일은 될 것 같습니다. 이런 시간에 사역이라고 할 만한 것이 없이 살아도 되는 것 같습니다. 조용히 있고, 만나고 싶은 사람들도 만나고, 멈추어 있고, 산책도 하면서 보내는 것도 필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저런 작정을 하는 모습을 보면 무엇을 하려고 하기는 했습니다. 억지로라도 이런 시간을 보내도 좋은 것 같습니다. 물론 바울이 놀았다는 말을 하는 것은 아닙니다. 바울이 의미없이 살았다는 말을 하는 것도 아닙니다. 쉼표가 없는 인생은 안식일이 없는 인생입니다. 멈춤이 없는 인생은 충전없이 달리다가 멈추는 전기차와 같이 되고 맙니다. 방전되기 전에 충전해야 합니다. 방전은 모든 기계와 사람에게 자연스럽습니다. 

그냥 오순절 전에 예루살렘으로 가는데 힘쓰고 있습니다. 가는 중에도 뭔가를 해야 하고, 여행을 해도 역사가 일어나야 하고, 일해야 한다는 생각을 버리면 좋겠습니다. 

사람 만나고 배타고, 걷고, 또 배타고 이런 것도 참 좋은 것 같습니다. 


2. 설교에 졸려도 되는 것 같습니다(7-12). 

유두고라는 사람이 바울의 설교를 듣다가 졸고, 졸다가 떨어져 죽었습니다. 설교를 듣다가 졸았다고 영성이 없다고 생각해서는 안됩니다. 피곤하면 졸리는 것은 당연합니다. 저는 목사 안수를 하는 때에 설교를 듣다가 졸았던 기억이 납니다. 

어떤 목사님들은 자기 설교를 들으면 조는 성도가 많다가 자신의 설교가 영성이 없는 설교가 아닌가 고민합니다. 바울도 졸리는 설교를 했다는 것을 기억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졸음 뿐이겠습니까? 때로는 핸드폰을 보기도 하고, 딴 생각도 하고, 멍 때리고 있기도 합니다. 그래도 괜찮습니다. 졸다가 죽어도 은혜를 받는데, 졸다가 떨어져도 위로가 되는데 괜찮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은혜를 받을지, 언제 은혜를 받을지, 누구를 통해서 은혜가 임할지 알 수 없습니다. 졸다 떨어져 죽은 유두고를 통해서 큰 은혜를 받게 하실지 누가 알았겠습니까? 하나님의 주권은 거룩하기만 한 것이 아니라 재미도 있어 참 좋은 것 같습니다.